류현진의 첫 홈런

LA 다저스 류현진은 지난 달 22일 2019시즌 홈 마지막 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뽑았다. 경기 후 “외야수에게 잡히는 줄 알았다. 낮경기여서 홈런이 됐다”며 겸손 모드를 보였다. 다저스테디엄은 낮과 밤 경기의 타구 비거리가 큰 차이를 보인다. 사막 기후인 탓에 밤에는 공기가 무거워 타구 비거리가 줄어든다. 

앞의 타석에서는 0-1로 뒤지고 있는 만루 상황에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만루 홈런은 류현진 홈런 후 4번 코디 벨린저가 터뜨리며 막판 내셔널리그 MVP를 향한 포석을 깔았다. 한국 KBO 리그나 일본 프로야구 출신 투수들이 MLB 적응에서 가장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가 투수들의 파워 히팅이다. 보통 9번으로 기용되는 투수들도 홈런을 쳐낼 수 있는 파워를 겸비하고 있다. 타순에 숨돌릴 틈이 없다. 1번-9번까지 전력 투구를 해야 한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다저스테디엄에서 올해로 은퇴하는 CC 사바시아에게 대형 홈런을 내준 적이 있다. 류현진은 생애 첫 홈런이고, 박찬호는 MLB 17년 동안 통산 3개의 홈런을 작성했다. 

내셔널리그에서 투수의 타격이 좋으면 감독 입장에서는 보너스다. 하위 타순에서도 공격의 물꼬를 틀 수 있어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매디슨 범가너는 현역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파워를 갖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한 잭 그레인키 역시 타격이 우수하다. 파워 면에서는 범가너가 압도적이다. 범가너는 지난 11년 동안 통산 타율 0.176이지만 홈런은 무려 19 타점 61개를 기록했다. 

역대 최상의 배팅을 자랑했던 투수로 돈 라슨이 으뜸으로 꼽힌다. 뉴욕 양키스의 라슨은 1956년 월드시리즈 사상 유일한 퍼펙트게임 작성자이기도 하다. 통산 타율 0.242 홈런 14 타점 72개를 남겼다. 장타율이 0.371이다. 투수로는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두 번째로 전 시카고 컵스의 핫 템퍼 카를로스 잠브라노를 꼽았다. 잠브라노는 2006년 한 시즌에 6개의 홈런으로 팀 타이 기록을 세웠다. 1971년 Hall of Famer 퍼거슨 젠킨스가 먼저 시즌 6개 홈런을 작성한 바 있다. 통산 24개의 홈런으로 은퇴했다. 역대 투수 최다 홈런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오래 활동한 웨스 페렐로 38개다. 페렐은 1927-1941년까지 활동했다. 

다저스의 명예의 전당 회원 빅D 돈 드라이스데일도 타격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었다. 드라이스데일은 1988년 오렐 허샤이저가 59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을 깨기 전까지 58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빅D’ 는 1965년 한 시즌 19개의 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투수로 5시즌 두자릿수 타점으로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빅 트레인’ 월터 존슨도 방망이가 좋았다. 쓰리쿼터형 우완 존슨은 원조 파이어볼러다. MLB 사상 최초의 3천 탈삼진에 최다 110경기 완봉승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통산 타율 0.235 홈런 24 타점 255개를 남겼다. 1925년 36살 때 97타수에 타율 0.433 홈런 2 타점 20개를 기록한 적이 있다. 류현진이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로 내셔널리그에 잔류해 또 다시 홈런을 추가할지를 지켜볼 일도 흥미롭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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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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