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잘 자고 싶은가, 낮에 일어나 걸으라

낮에 많이 걸으면 그날 밤 잠을 잘 자는 것으로 보이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걷기와 수면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생활방식과 수면패턴에 관한 이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운동을 하든 하지 않든 일단 많이 움직이는 것이 잠을 푹 자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수면과 운동 과학자들은 육체적 활동과 졸림 사이의 연관성에 오래전부터 흥미를 가져왔다. 우리 대부분에게 이는 별로 복잡할 것도 없는 당연한 사실처럼 보일 수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피곤해지고 그러니 밤에 잘 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행해진 다양한 연구들을 보면 운동이 수면에 미치는 효과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보다 복잡하다. 어떤 연구들을 보면 사람들이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잠을 더 못 자는 것으로 나타난다. 격한 운동이 잠을 방해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운동의 영향과 수면은 한 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들도 있다. 밤에 잠을 설치면 평소 하던 운동이 힘에 부치는 식이다. 과거 연구를 보면 또 운동을 하느냐 마느냐 혹은 언제 하느냐가 영향을 미치는 지, 그리고 오후 운동이 그날 밤 수면에 좋은 지 나쁜지에 대해 엇갈린 결과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 종전 연구의 대부분은 매일 매일 어쩌다 하게 된 활동이 아니라 미리 짜여진 운동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이들 연구의 대부분은 불면증 등 임상적 수면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정색을 하고 하는 운동이 아니라 하루 종일 생활하면서 얼마나 많이 움직이느냐가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수면건강(Sleep Health)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매서추세츠, 월트햄의 브랜디스 대학과 다른 대학 연구진들이 평소 생활 중 걷는 것과 수면 사이에 연관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결정하고 진행한 결과이다.

이 연구는 보스턴 광역지구에 거주하는 성인들이 보다 많이 움직이도록 장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보스턴 일대에 사는 중년의 남성과 여성 59명을 모집했다. 모두 풀타임으로 일하고,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연구진은 자원자들에게 활동측정 모니터를 제공하고,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 좀 더 걸을 시간을 만들어낼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는 모니터만 지급한 경우와 활동에 관한 조언과 격려를 했을 때의 영향을 비교하는 것도 부분적으로 포함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한달 동안 모니터를 차고 다니면서 매일 몇 보나 걸었는지 그리고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인 시간이 얼마나 되는 지를 추적했다. 활동에는 집안일을 포함, 가벼운 움직임도 모두 포함되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4주 실험을 시작할 때와 끝낼 때 그리고 실험에 임하던 매일 매일 다양한 설문조사들에 응했다. 이중에는 그들의 수면에 관한 것들이 여럿 있었다. 수면의 질과 관련 된 질문들로, 예를 들면 잠이 들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가, 얼마나 자주 깼는가 혹은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얼마나 기분이 상쾌했는가 등이다. 아울러 언제 잠 들어서 언제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수면의 양도 측정했다.

연구진은 59명 참가자 한 사람 한사람의 데이터를 샅샅이 훑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이 움직였고 얼마나 잠을 잘 잤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조사하면서 어떤 눈에 띄는 패턴들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실제로 패턴들이 있었다. 활동량과 졸림 사이에 시종일관하게 강한 연관성이 보였다. 요점을 말하자면 그 한달에 걸쳐 참가자들이 많이 걸으면 걸을수록 이들이 스스로 평가한 수면의 질이 높았다. 그들의 활동 시간들을 살펴본 결과 역시 같았다. 참가자가 몸을 움직인 시간이 많을수록 전반적으로 잠을 잘 잤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활동량과 수면의 상관관계는 특정한 날들에 초점을 맞춰 집중 조사를 해도 같게 나왔다. 어느 특정한 날 참가자가 평소보다 많이 걸었다면. 그날 밤 수면의 질이 더 좋았던 것으로 참가자들은 보고했다.(수면 지속시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연구가 시작될 때를 기준으로 참가자들 대부분의 수면시간이 이미 매일 밤 8시간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들을 토대로 하면 많이 움직이는 사람이 잠도 더 잘 잔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한다. 그리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요구되는 활동이라는 게 전혀 대단한 게 아니라고 연구를 주도한 마지 라츠만 교수는 말한다. 59명 자원자들은 하루 평균 7,000보 정도를 걸었다. 하루에 3마일 약간 넘게 걸은 정도이다.

전반적으로 많이 걸을수록 잠을 잘 자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장 비활동적인 사람들의 경우도 평소에 비해 아주 조금 더 많이 걸은 날은 잠을 잘 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걷기와 수면 사이의 연관성은 단지 연관성일 뿐이다. 많이 걸으면 잘 잔다는 사실이 증명된 건 아니다. 아울러 실험 기간이 짧았고, 얼마나 잘 잤는지는 참가자 자신들의 느낌에 의존했다는 등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오늘 밤, 내일 그리고 장차 잠을 좀 잘 잤으면 싶은 사람은 일상생활 속에서 더 많이 움직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한다. 

글 : The 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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