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라크마의 색다른 전시들

패션사진, 기발한 책, 3D의 매혹이…

On July 27, 2018


 

기나긴 여름, 휴가나 방학 중에 뮤지엄을 찾을 계획이라면 게티와 라크마(LACMA)에서 최근 개막된 특이한 전시를 돌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전통적인 회화나 미술품 전시가 아닌 책, 패션사진, 3D 입체이미지에 관한 전시들이다.

다이앤 뉴만, 1966<사진 Neal Barr>


 

스타일의 아이콘: 패션사진 한 세기

(Icons of Style: A Century of Fashion Photography, 1911-2011)

게티 센터에서 10월21일까지

 

패션 사진은 상업성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오랫동안 예술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아무리 멋진 사진도 잡지와 광고에 실릴 뿐이고, 사진작업의 목적 자체가 대중의 눈을 사로잡아 소비하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주목을 끌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과 기술의 발전, 스타일의 혁신 덕분에 어느덧 패션 사진은 예술사진 못지않은 창의력과 작품성을 인정받게 되었다.
 
이 전시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약 90명의 사진작가들이 찍은 160장의 패션 포토그래프를 실제 의상 및 일러스트레이션, 잡지 커버, 비디오, 광고 등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패션 사진이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1911년부터 100년 동안의 변천사를 10년 단위로 전시실을 구성해 시대별로 진화해온 패션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한편 그 시대의 사회 경제 정치 상황까지 담아낸 유명 디자이너들의 중요한 작품들도 훑어볼 수 있다. 지금 보아도 기막히게 대담하고 아름다운 패션 예술사진들을 실컷 감상할 수 있는 전시.

안드레아 바워스의 책 ‘모든 창조는 노동이다’(2012)

 

아티스트와 책/ 책과 아티스트

(Artists and Their Books/ Books and Their Artists) 

게티 센터에서 10월28일까지

우리에게 책은 그저 책일 뿐이지만, 아티스트에게 책은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요, 그 자체로서 조각이고 회화이며 아방가르드 실험의 대상인 작품이 된다.
 
게티 연구소는 15~16세기 채색 세밀화 서적들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수백년의 세월 동안 예술가들이 만든 책을 무려 6,000여점이나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이색적이고 대담한 책 40여점을 소개한 이 전시는 미술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은 ‘책의 예술’을 신중하고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책인지 장난감인지 공예품인지 경계가 불분명한 작품들, 형태와 디자인, 재료와 아이디어가 너무 기발해서 생전 보도 듣도 못한 희귀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샘 프랜시스, 엘스워스 켈리, 안셀름 키퍼, 바바라 T. 스미스 등 유명 작가들이 직접 만든 책도 있고, 가장 최근작인 펠리샤 라이스와 기예르모 고메즈-페냐가 마르셸 뒤샹의 박스를 사용해 만든 작품(‘DOC/UNDOC’ 2017)도 볼 수 있다.



3D: 더블 비전 (3D: Double Vision)
LACMA에서 2019년 3월31일까지
 
삼차원의 세계를 보여주는 3D 입체 이미지는 현대 테크놀러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175년 전부터 과학자, 엔지니어, 영화감독, 디자이너,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다양하게 시도해온 기술이다. 3D 광학 원리는 우리가 양쪽 눈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뇌가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한다는 데서 시작된 것으로, 3D 영화를 볼 때 양쪽 렌즈의 색깔이 다른 특수 안경을 쓰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전시도 관람객들에게 일회용 글래스를 제공한다.
 

인식의 본성, 착시의 매혹, 테크놀러지와 감관의 관계 등을 살펴보는 전시로 다양한 입체사진, 영화, 비디오, 프린트, 컴퓨터 애니메이션, 홀로그래피, 렌티큘라 렌즈 등의 작품 60여점을 시대별로 따라가 본다. 현대(Hyndai)가 후원하는 ‘아트+테크놀러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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