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축구보다 먼저 피아노로
한국에 크로아티아 알린 스타

August 3, 2018

사진 소니뮤직 제공


“개인적으로 나는 축구나 다른 스포츠 경기들을 즐겨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월드컵은 특별한 이벤트다. 우리 팀이 정말 잘 해줬기 때문에, 다른 크로아티아 국민들처럼 나 역시 감동에 젖어 있다.”

크로아티아의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43)는 소니뮤직과 서면 인터뷰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자국의 선전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에는 루카 모드리치(32·레알 마드리드) 등 몇몇 스타플레이어들이 있다. 그러나 축구 강국에 치여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지는 못했다. 이런 크로아티아가 준우승을 하자 ‘언더도그의 반란’이라는 평이 나왔다.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 언더도그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깜짝 4위’를 차지한 한국이 언더도그였다. 한국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2대 0으로 물리치며 언더도그의 또 다른 역사를 썼다. 므라비차는 “한국 국가 대표팀 역시 정말 좋은 경기를 보여 줬다”고 인사했다.

지한파인 므라비차는 한국인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한다. 특히 동족상잔의 아픔이 있다.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신생국이다.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겪었다.

1975년생인 므라비차의 청소년기 또한 피아노와 포성이 함께 했다. 므라비차는 잠깐 한국을 찾는 해외 아티스트와 달리 과거 용산 전쟁기념관을 참관하기도 했다.

므라비차에게 다른 관점을 들이대면 ‘정통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언더도그로 볼 수 있다. 루빈스타인 국제피아노콩쿠르, 자그레브 국제음악콩쿠르 등 클래식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이기는 하다. 그러나 팝, 록을 기꺼이 접목하는 크로스오버 장르의 스타로 부상하면서 ‘정통 클래식음악계의 메인 스트림’에서 멀어졌다. 비판도 따랐다. 뛰어난 연주자 목록에 그의 이름을 제일 먼저 올리기도 주저한다. 그러나 ‘신이 내린 손가락’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연주에 대중은 열광한다. 홍보를 하지 않아도 티켓이 매진되는 공연이다. 므라비차도 “나는 모든 종류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머리 위로 포환이 쏟아지던 아홉 살 때 피아노를 친구 삼아 두려움을 떨쳐낸만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근원적인 애정은 항상 간직한다. “내가 주로 듣거나 (음반 등을) 구매하는 장르는 클래식 음악이다. 피아노 협주곡이나,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악기인 첼로 음악도 즐겨 듣는다.”

최근 소니뮤직을 통해 발표한 정규 6집 ‘뉴 실크 로드’도 한층 클래시컬해졌다. 유려한 멜로디의 ‘뉴 실크 로드’, 아름다운 편곡의 ‘올 오브 미’ 등이 실렸다.

므라비차는 “육중한 베이스 사운드, 프로덕션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의 이전 크로스오버 앨범들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면서 “이번 앨범은 (다른 앨범들에 비해) 훨씬 클래시컬하고,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와 협연해서 녹음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내한에서도 ‘왕벌의 비행’ ‘크로아티안 랩소디’ ‘엑소더스: 영광의탈출’ 등 기존 대표곡과 함께 이 앨범 수록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만약 피아니스트가 되지 않았더라면,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답변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아홉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쳐 왔고, 지금까지는 이것만이 내가 인생에서 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글 :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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