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과 상속

요즘 장수화에 따라 노년의 재혼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혼이 유산 상속 분쟁과 더불어 짧은 기간 내에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무섭게 늘고 있습니다.

김씨 부부 사례입니다. 김씨 할아버지는 70대 후반입니다. 할머니와 사별을 하셨죠. 아들 둘이 다 전문직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네 살기 바쁩니다. 재산은 부동산 몇 채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마침 한국에 여행을 갔다가 한국에서 이혼하고 혼자 사는 박씨 아주머니를 소개 받았습니다. 그날부터 김씨 할아버지는 빨간 장미를 사들고 매일 박씨 아주머니를 찾아 갑니다. 김씨 할아버지 왈, ‘어디 갔다 이제 왔어요? 미국에 재산이 넉넉하니 나랑 미국에 들어가 알콩달콩 삽시다.’ 할아버지, 박씨 아줌마에게 다이아 반지 3캐럿 끼워 줍니다. 이렇게 해서 김씨네 부부가 탄생했습니다.

결혼 후 첫 6개월은 맑았습니다. 하와이야, 라스베가스야, 박씨 아줌마 눈이 휘둥그레 지네요. 자, 허니문의 달콤함이 끝나가면서, 김씨 할아버지 어느 순간 지독한 짠돌이로 바뀝니다. 생활비 하나 하나 일일이 간섭하고, 마켓을 가도 할아버지가 따라가서 확인하고 돈을 내네요. 자, 박씨 아줌마, 밤만 되면 머리 속에 주판 굴리느라 잠을 못 이룹니다. 그러기를 한참, 박씨 아줌마, 드디어 비장의 결심을 하고 칼을 뽑아 듭니다. 박씨 아줌마 왈, ‘내가 우리 영감 죽으면 누굴 의지 하고 살겠소? 영감이랑 사는 이 집, 내 명의로 바꿔주시오.’ 자, 여기서 김씨 할아버지, 허허허 웃더니만, ‘내 재산 이미 결혼 전에 변호사하고 리빙 트러스트 다 해놓았어,’ 하시네요.

자, 박씨 아줌마, 부리나케 용하다는 변호사 몰래 찾아 가네요. ‘변호사님, 리빙인지, 트러스트인지 그게 뭔가요?’ 변호사, 박씨 아줌마 사정 얘기를 듣더니, ‘리빙 트러스트란 개인이 사후에 자신의 유산을 어떻게 상속할 것인가에 관해 작성해놓는 법률 문서 입니다.

김씨 할아버지의 경우, 모든 부동산이 결혼 이전에 은행 융자 없이 페이 오프 된 상태라, 모든 자산이 김씨 할아버지가 결혼 이전에 축적한 개인 사유 재산으로 인정되고, 따라서 박씨 아줌마가 부부 공동 재산으로 주장할만한 지분이 없습니다. 할아버지가 모든 재산을 아들들에게 상속하는 것으로 리빙트러스트를 작성해놓았다면, 이를 수정, 변경하기 전에는 딱히 아줌마에게 돌아 올 유산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박씨 아줌마, 더 이상 할아버지 집에서 가사 도우미 일 안 하시겠다고 보따리 싸기 시작하네요.

20대 철없을 때 하는 초혼이 아닌 재혼, 각자 무엇을 추구하는 것인지, 사전에 조금은 더 성숙된 그리고 솔직한 고민과 대화를 필요로 합니다.
 

신혜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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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혜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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