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뒷걸음질 치는
MLB 감독

다른 스포츠 종목을 잠재우는 풋볼의 계절이 돌아왔다. 풋볼은 짧은 시즌에 임팩트는 강력하다. 정규시즌 게임수도 대학은 12, 프로 NFL 은 16경기를 소화한다.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를 대장정이라고 하는 이유다. 그러나 감독의 연봉은 게임수와 반비례한다.

2013년 ACC(Atlantic Coast Conference) 소속의 플로리다 스테이트를 내셔널 챔피언으로 이끈 짐보 피셔 감독(52)은 지난 시즌을 끝내고 SEC(Southeastern Conference) 텍사스 A&M 대학으로 이적했다. 피셔는 10년 계약에 총 연봉 7,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현재 대학풋볼 감독 연봉으로는 앨라배마 대학을 5차례나 전국챔피언에 올려 놓은 닉 세이번이 1,112만5,000달러로 최고다. 하지만 총액 계약은 피셔가 역대 최고다.

ESPN의 NFL 먼데이나잇 풋볼 해설자 존 그루덴은 정확한 분석과 해설로 팬들의 인기가 높았다. 방송사는 2014년 12월 그루덴과 2021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연봉은 650만 달러였다. 그러나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그루덴은 오클랜드 레이더스 구단의 설득으로 NFL에 복귀했다. 2008년 수퍼볼을 우승시켰던 탬파베이 버캐니어스 지휘봉을 내려 놓은 뒤 11년 만의 현장 복귀였다.

2020년 라스베가스로 프랜차이즈를 이적하는 레이더스는 그루덴과 10년 1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감독으로는 초유의 천문학적 계약이다. 해마다 1,000만 달러를 받는 것이다. 풋볼이 미국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감독의 임팩트를 단박에 알 수 있는 게 감독의 연봉 계약이다.

메이저리그는 선수들의 연봉이 고공비행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잠시 얼어 붙어 수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큰 손해를 봤으나 선수들의 연봉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감독의 연봉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아이러니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MLB 최고 연봉을 받는 감독은 3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브루스 보치, 시카고 컵스 조 매든, LA 에인절스 마이크 소셔 등 3명으로 600만 달러다. MLB 역대 최고 연봉 감독은 전 뉴욕 양키스 조 토리로 2007년 750만 달러를 받은 바 있다.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즌 최다승 경신에 도전하고 있는 알렉스 코라감독의 연봉은 80만 달러에 불과하다. 감독 3년 차인 시애틀 매리너스 스콧 서비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브라이언 스니트커도 80만 달러다. 신시내티 레즈 짐 리글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크 실트 두 감독 대행은 7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NFL의 코치 수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MLB 선수 최저 연봉은 45만 달러다.

MLB 30명의 감독 가운데 21명이 연봉 150만 달러 이하다. 월드시리즈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 A J 힌치의 연봉이 150만 달러다. LA 다저스를 5년 연속 지구 우승과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끈 데이브 로버츠는 옵션을 다 포함해 110만 달러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단 사장은 2014년 10월 5년 3,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연봉 700만 달러다. 야구는 감독의 게임이 아니다.

2018년 MLB 선수 평균 연봉은 400만 달러다. 이 수준의 연봉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테리 프랑코나, 볼티모어 오리올스 벅 쇼월터 2명이다. 구단들은 셋업맨급의 불펜투수를 영입하는데 연봉 300만 달러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투자한다. 선수 연봉에 대입하면 감독은 최하위급에 속한다. 프로 세계에서 돈은 곧 영향력이다.

사실 야구 감독의 노동 강도는 매우 센 편이다. 가장 긴 시즌에 야구장에서 12시간을 지낸다. 기자들과는 의무적으로 하루에 두 차례씩 만나 브리핑과 인터뷰를 한다. 컵스의 조 매든 감독은 “감독들은 백악관 대변인 새라 허카비 샌더스 타입의 일을 하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백악관 대변인은 날마다 브리핑과 질문을 받는다. 감독에게는 기자 접촉이 가장 피곤한 일이다.

구단주들은 이제 감독에게 투자하지 않는다. 아트 모레노 구단주가 소셔에게 종신계약이나 다름없는 10년 5,000만 달러 계약은 옛날 일이다. 2000년 LA 에인절스 감독을 맡은 소셔는 현역 최장수다.

결국 야구는 필드 매니저가 아닌 책상에서 컴퓨터로 기록과 시스템을 파악하는 세이버 메트릭스가 하는 셈이다. 올해 은퇴한 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제이슨 워스는 “수퍼 너드(super nerd)들이 야구를 망친다”고 혹독히 비난했다. 수퍼 너드는 책상 앞에서 숫자로 시프트와 타순을 조정하는 단장들을 의미한다. 타순도 마음대로 짜지 못하는 게 MLB 감독의 현실이 됐다.

야구단의 한 간부는 “구단주들은 재규어 승용차에 지피 루브(Jiffy Lube)에서 튠업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지피 루브는 싼 값에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프랜차이즈 업소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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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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