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월드’ 릭 김 대표

인생의 3박자 균형있게 시소타기

On September 21, 2018


릭 김 대표는 가족과 사업, 그리고 은퇴 후 계획이

그의 인생을 이루는 3대 요소라고 말한다.


 

살면서 의외로 실천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밸런스’다.
 

돈 버는 데 치중하다보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다. 입맛에 당기는 것만 먹다보면 살찌고 건강 해치고, 칼로리 신경쓰며 먹으려니 ‘덜’ 맛있는 것 투성이라 별로다. 워커홀릭이면 수입은 느는데,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 갈등된다.
 

‘홈쇼핑 월드’의 릭 김(55) 대표는 그런 면에서 썩 균형잡힌 인물이다. 가족과 일, 은퇴 후 꿈이라는 삼박자 밸런스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와 인터뷰한 날, 그의 스케줄은 무려 7개. 그의 셀폰 캘린더에 약속들이 빼곡했다. 라디오 등 방송스케줄이 그 날만 3개, 다음날은 4개였다. 그는 양 라디오 채널의 방송을 월 평균 30회씩 한다고 했다. 주 7일중 유일한 휴일은 화요일이고, 주말엔 100% 매장에 나가있다. 사장이 매장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매출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토록 바쁜 그에게, 인생의 1순위는 가족이다. 그는 아내와 두 딸과 틈나는 대로 여행을 다녔다. 딸들이 학창시절을 캐나다에서 보낸 덕에 캐나다와 미 동부, 하와이 등지를 기회 닿는대로 가족여행으로 다니곤 했다.
 

지금은 그 때보다 더 바빠져 일에 여념이 없지만, 그의 꿈은 ‘큰 그림’ 안에서 진행 중이다. “앞으로 5년만 일하고 은퇴할 것”이라는 그의 ‘예순 은퇴’ 선언이 그것이다. 그는 은퇴 후 부부가 세계 여행을 다닐 계획이다. 유럽처럼 잘 알려진 여행지보다 아프리카나 세계의 오지 등을 찾는, 모험같은 여행 말이다.
 

많은 이들이 꿈꾸면서도 실천하기 쉽지 않은 예순 은퇴. 그가 현재의 꿈을 현실화할 지는 그 때 가봐야 알겠지만, “이렇게 꿈을 가져야 70-80%라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그의표정은 진지하면서도 싱글벙글 여유가 묻어났다.

진지하면서도 느긋하기- 그게 바로 밸런스다.

 



삼구 쇼핑 창립멤버의 미주 시장 진출
 

그는 96년 한국 최초의 홈쇼핑이자 ‘CJ 홈쇼핑’의 전신인 ‘삼구(39) 쇼핑’의 창립멤버였다. 99년 ‘HS 홈쇼핑’을 차린 그는 2002년까지 한국 홈쇼핑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에 따르면 한국에서 90년대 말부터 방송심의가 강화된 2002년까지 홈쇼핑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10개 아이템이 망하고 1개만 대박나도 돈 벌던 시절이었어요. 한경희 스팀청소기가 그랬고, 매직 화이트 크림이라는 제품은 일본에선 9천원인데 한국에선 9만 9천원에 140만개가 팔리기도 했지요.”
 

LA의 ‘홈쇼핑 코리아’에 납품하던 그는 2007년 이 회사를 인수한 뒤, ‘홈쇼핑 플러스’를 거쳐 2013년부터 ‘홈쇼핑 월드’를 운영 중이다.
 

그럼 한국과 미국 홈쇼핑 시장의 차이는 뭘까. 우선 한국의 홈쇼핑 고객은 젊은 층이 압도적이나, 미국에선 나이 지긋한 연령층이 많다. 40대 이상이 70-80%이고 20-30대는 20-30% 정도다. 또 한국에선 TV로 홈쇼핑 방송을 보고 거의 전화로 결제하는데, 미국에선 직접 매장에 와서 만져보고 구매하는 방식이 선호된다는 설명.
 

“미주 손님들은 세일에 민감해서 지난주 세일품목은 이번 주에 안 팔립니다. 그래서 저희는 세일기간을 정확히 지켜, 지난주 세일품목은 다음주가 되면 1달러도 깎지 않는 마케팅 방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대신 주당 20여가지 세일품목을 순환해 손님들이 가격과 제품에 신뢰를 갖도록 하고 있지요.”

 


 

유머와 애프터 서비스
 

그의 마케팅 철학 중 하나는 ‘유머’다.
 

9월말 홈쇼핑 월드 LA점은 6,200스퀘어피트 크기의 올림픽과 아드모어 교차지점으로 이전하는데, 확장이전 기념으로 ‘빨간 팬티의 기적’ 마케팅을 펼 계획이다.
 

‘뭔가 야시시하면서도 웃긴’ 이 이름의 배경은 이렇다. 한국의 신세계 백화점 판교점이 개장당시 인견팬티 1장을 1만 5천원에 판매했는데, 시간당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그 이유는 한국에선 새로 오픈하는 곳에서 빨간 팬티를 사면 부자된다는 말이 있어, 손님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그것과 똑같은 인견팬티를 확장이전 기념으로 2장당 15달러에 팔 계획이에요. 제가 유머 있는 세일즈를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하하.”
 

그의 또 다른 마케팅 철학은 ‘애프터 서비스’다. 그는 일화 하나를 들려줬다.
 

2017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토렌스의 노부부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기장판을 오늘 홈쇼핑 월드에서 샀는데 전기가 켜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김 대표가 노부부의 집으로 가서 살펴보니, 그 분들이 작동법을 몰라 제대로 켜지 않은 것이었다고. 그는 다시 확실하게 작동법을 알려줬고, 노부부는 나중에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그 경험이 참 고마웠다는 사연을 보냈다고 한다.
 

“매장으로 오시라고 하지않고 제가 직접 방문한 이유는, 노인분들이 추운 날 고생할 생각을 하니 마치 저희 부모님이 고생하듯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직원들 보내기도 미안해서 제가 갔는데, 나중에 라디오를 통해 사연이 알려져 깜짝 놀랐지요. 현실적으로 모든 애프터 서비스를 방문해서 봐드릴 순 없겠지만 품질만큼 후속 서비스에 신경쓰려고 노력합니다.”

 

‘매의 눈’ 안목으로 경쟁력
 

홈쇼핑 월드가 취급하는 물건은 무려 4,000여 가지. 이중 주된 푸목은 400-500가지로, 생활용품과건강식품, 화장품, 소형가전이다.

도소매의 비중은 도매 60%, 소매가 타주 고객 포함 40% 정도다. 도매는 온라인 쇼핑몰인 미씨USA, 꽃마USA 등을 포함한다.
 

대표 인기상품으로는 ‘풍기 홍삼 더블진액’, ‘바다로 21 서천 김’, ‘광동제약 경옥고’ 등이 꼽힌다. 이중 서천김은 매월 컨테이너 1개 물량이 판매되며, 경옥고는 구매손님의 90%가 재구매하는 효자상품이라고.
 

‘삼구 쇼핑’ 창립멤버인 김 대표가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바로 물건을 선별하는 안목이다. 그는 라이벌 업체가 구하기 어려운 독점상품 80여 가지를 ‘매의 눈으로’ 고르는 것 외에도, 유행 탈만한 제품과 꾸준한 제품을 가려내는 안목이 그만의 경쟁력이라고 자부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 노래방’은 유행을 탈만한 품목이라 6개월 한정판매했고, 고데기는 꾸준히 판매될 제품으로 분류해 연중판매한다는 설명이다.

 

사업 목표점 찍고 오지로 훌훌 떠나는 꿈
 

“한국 시장과 미주 한인 시장은 손님들의 성향도, 잘 팔릴 제품도 완전히 다릅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업체도 미주 시장을 모르면 실패할 확률이 높지요. 요즘은 한류 영향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가 타인종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아요. 저희는 타인종 시장까지 저변을 확대해 내년 매출 2,000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 계획과 별도로 그의 인생 계획은 예순 은퇴, 그리고 오지 여행이다.
 

“저와 같이 고생한 우리 아내와 함께 은퇴 후 세계의 오지를 누빌 겁니다. 가족과 일, 그리고 인생 마무리에 대한 꿈을 균형있게 실천하고 싶습니다.”

 

‘홈쇼핑 월드’ LA매장 전화 : (213)380-3330

주소 : 3071 W. Olympic Blvd. L.A.
 

부에나팍 매장 전화 : (714)522-2494

주소 : 5300 Beach Blvd. #118 Buena Park

글 : 김수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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