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전문센터 'RMA'
남가주 지부 토마스 김 원장

백혈병 고치고 냉동수정란 보관…

 

불임 치료의학의 쾌거

On October 5, 2018


토마스 김 원장은 15년간 미 해군에 복무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토마스 김 원장은 꽤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불임 전문 메디칼 그룹 ‘RMA’(Reproductive Medicine Associates)의 남가주 지부 원장인 그는 젊은 시절 미 해군에서 15년간 복무했고, 1991년 걸프전 당시 최전방에서 적군의 총을 맞는 아찔한 경험도 했다.
 

당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쿠웨이트로 국경을 넘어가다 그가 탄 앰뷸런스가 적군의 총을 맞은 것. 생사가 오고간 그 순간에서 겨우 빠져나온 뒤, 그 차에 탑승했던 그와 운전사, 해군 1명, 종교인 등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천만다행으로 사상자는 없었다.
 

그가 15년이나 몸담은 해군에서 제대한 것은 2001년 9월 10일. 드라마틱하게도, 9.11테러가 터진 2001년 9월 11일의 바로 전날이다. 중령으로 제대한 그는 충격적인 테러 뉴스를 접하자 전시 위험을 느끼고 해군에 전화해 “내가 필요하면 불러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만큼 ‘군 정신’이 몸에 배어있던 셈.
 

그가 내과에서 불임 전문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스스로 불임을 겪었기 때문이다. 원하던 아이를 결혼 3년만에 어렵사리 얻었고, 둘째 아이는 입양했다.
 

임신을 원하는 이의 절박한 심정을 경험한 그는 산부인과 레지던트 4년, 미 국립보건기구(National Institute of Health)에서 불임 전문 펠로우쉽 3년을 마쳤다. 또 98년부터 3년간 샌디에고 해군 병원에서 육, 해, 공군을 통틀어 서부지역 군대 내 최초의 시험관아기 센터를 운영한 공로로, 제대 당시 군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웨스트 LA에 있는 ‘RMA’ 남가주 지부에서 그를 만났다.

 



9.11테러 전날까지 15년간 해군 복무한 사연
 

고교 졸업 후 77년 시카고로 가족이민 온 그는 시카고 로욜라 의대를 졸업했다.

그가 해군에 지원한 이유는 사립 의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형이 대학원에 재학중인 상황에서 그마저 가계에 부담을 주고싶지 않았기 때문. 
 

그는 의대 4년간 해군이 지원하는 장학금(Health Professional Scholarship Program)으로 공부하고, 졸업 후 의사 자격증을 따고 4년간 해군에 복무하는 조건으로 입대했다. 그런데 복무하면서 보니 의외로 군대 생활이 잘 맞아 15년이나 있게 됐다고. 
 

그는 90년 사우디 아라비아 등지에서 인생의 첫 전장을 경험했고, 알래스카와 하와이, 남미, 유럽 등지의 해군 잠수함 기지 담당 닥터로서 근무했다. 서부지역 군 최초의 시험관아기 센터를 운영한 공로로 훈장을 받고, 그는 2001년 15년의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개인 임상을 거쳐 2007년 뉴저지의 RMA에 합류, 올해 새로 문을 연 남가주 지부 원장을 맡았다. 



불임 치료로 생명을 살리다
 

그가 만난 수많은 환자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불임 치료를 통해 두 생명을 살린 경우다.

30대 중반의 부부가 첫 아이를 자연임신으로 낳았는데, 아이가 6세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둘째 아이는 자연임신이 안 되고 첫 아이는 일치하는 골수를 못 찾아 병세가 깊어가고… 이 부부는 절박한 심정으로 김 원장을 찾아왔다. 
 

그는 부부의 수정란 중 첫 아이와 골수가 일치하는 수정란을 찾아 시술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탯줄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첫 아이의 백혈병을 고칠 수 있었고, 두 아이는 모두 건강하게 성장했다고 한다. 과연 의술의 힘, 과학의 힘이 아닌가.
 

불임센터를 찾는 전체 환자의 약 5% 정도는 성소수자(LGBT)다. 프랑스 파리에서 온 한 게이 커플을 위해 김 원장은 그들 중 한 명의 정자와 난자기증자의 난자로 수정란을 만든 뒤, 대리모를 통해 출산했다. 이들 커플은 너무 기쁜 나머지 김 원장의 이름을 따서 신생아의 이름을 ‘토마스’라 짓고, 프랑스로 돌아가서도 매년 아이의 생일과 크리스마스에 감사 인사를 꼭 전해온다고. 
 

“성소수자의 자녀 갖기에 대해 윤리적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도 여느 부부들처럼 자녀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소망이 있는 거죠.” 

 


 

불임의 원인 
 

그가 진단하는 불임 원인 1위는 ‘임신을 미루는 것’(delayed child bearing)이다. 

요즘 청년들은 결혼도 천천히, 임신도 천천히 하는 추세인데, 임신 확률은 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명. 
 

그에 따르면 생식 기능이 가장 왕성한 시기는 20대 초반이며, 이 때의 임신 성공 확률은 25%이지만 35세가 되면 15%, 40세가 되면 5%로 감소한다. 예를 들어 신체건강한 22세의 남녀가 임신을 시도하면 임신 확률이 25%로 추산되지만, 이들이 35세가 되면 다른 조건이 다 같더라도 확률이 15%로 떨어진다는 것. 반면 유산 확률은 나이 들수록 높아진다. 
 

불임의 원인은 여자 쪽에 있는 경우가 50%, 남자 쪽에 있는 경우가 35%이며, 나머지 15%는 현재의 의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경우다. 
 

“특히 난자는 몸이 나이들면서 급격히 노화돼, 건강한 난자가 배란될 확률이 적어집니다. 또 남녀불문 스트레스와 비만, 당뇨, 흡연 등 환경적 요인도 불임을 야기하지요. 어떤 전문직 여성은 3년간 유럽에 가서 일하게 됐는데, 자신의 젊고 건강한 난자를 지키고 싶어해 15-20여개의 난자를 과배란한 뒤, 상태가 좋은 난자들을 냉동상태로 보관해두기도 했습니다. 냉동한 난자 또는 수정란의 갯수만큼 1회 이상 출산이 가능한 거죠. 이 정도로 의학이 발달했습니다.” 

 

불임 치료 과정 
 

불임 치료의 과정은 이렇다. 
 

그는 우선 부부의 정액과 난소, 나팔관 등을 검사해 불임의 원인을 조사한다. 정액의 상태가 안 좋은 경우엔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나팔관이 막혔거나 여성의 나이가 꽤 많은 경우에는 시험관 아기로 방향을 잡는다. 
 

시도 후 대략 4-5개월 안에 임신되는 경우가 많고, 어려운 케이스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임신 성공 후 그는 9주간 경과를 첵업한다. 
 

“건강한 남자는 1회 사정시 1,500만에서 3억개의 정자를 배출하는데, 이 수많은 정자 중 30% 만 활발하게 운동해도 ‘건강’ 기준에 부합합니다. 어떤 이는 몇 천개의 정자만 배출하기도 하고, 무정자인 경우도 있지요. 예전에는 불임 치료하는 부부의 몸이 고달픈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의술과 약의 발달로 과정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RMA는 미국 내 탑 3에 드는 불임치료센터로, 미 전국의 12개 브랜치를 포함해 전 세계 13개국에 70개의 브랜치를 두고 있다. 그의 계획은 한인 커뮤니티의 불임치료에 일조하는 것이다. 영어와 한국어가 모두 능숙한 것은 그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제가 그랬듯, 자녀를 갖고 싶은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소망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들이 소망을 현실화하는 데 제가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RMA 주소 : 11500 W. Olympic Blvd. #150 L.A. CA 90064 

전화 : (424)293-8841

웹사이트: www.rmasocal.com

글 : 김수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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