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다면 비타민 D, 피시 오일 복용 필요 없다

미국인들의 비타민 D와 피시 오일에 대한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비타민 D와 피시 오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비타민 D가 암 발병 위험을 낮추고 생선 섭취는 심장 질환 예방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알려지면서부터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기존 연구 결과를 반박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스카버러 매인 메디컬 센터 연구소의 크리포드 J. 로젠 박사팀과 브리검 여성병원 조앤 E. 맨슨 박사팀이 공동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고용량의 비타민 D 섭취가 건강한 성인에게는 암 발병률을 낮추는 효과가 미미하고 피시 오일 역시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심근 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는 처음 실시된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원’(NIH)의 예산 지원을 받아 약 5년간에 걸쳐 진행됐다. 

연구팀은 비타민 D와 피시 오일의 질병 예방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흑인 약 5,106명을 포함, 50세 이상 건강한 미국 성인 남녀 약 2만 5,871명을 모집했다. 모집된 성인들은 무작위로 네 그룹으로 나뉘어 약 5년 4개월간 비타민 보충제와 플라시보 약품을 복용했다. 첫 번째 그룹은 비타민 D3 2,000 IU와 ‘오메가-3’ 1 그램을 복용했고 두 번째 그룹은 비타민 D와 플라시보 오메가-3를 역시 매일 복용했다. 세 번째 그룹은 오메가-3와 비타민 D 플라시보, 네 번째 그룹은 플라시보 약품만 각각 복용했다. 

연구팀은 “다만 비타민 D를 2년 이상 복용한 경우 암 사망률이 낮아졌고 피시 오일을 복용한 사람들 사이에서 뇌졸중 발생이 적게 나타났지만 별도의 임상 시험을 통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로젠 박사는 “비타민 D의 효능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았고 환자의 비타민 D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혈액 검사까지 동원되는 등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도 비타민 D에 대한 맹신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로젠 박사의 지적대로 최근 수년간 일반인들의 비타민 D의 효능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비타민 D 결핍이 당뇨병, 고혈압, 암, 심장 질환, 우울증 등의 각종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발표된 것이 비타민 D에 대한 관심이 치솟게 된 원인이다.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도 환자들의 비타민 D 수치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진료 관행이 늘면서 비타민 D 보충제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비타민 D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지표로 부족하고 비타민 D 결핍 기준이 너무 높게 규정됐다는 지적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선샤인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 D는 피부가 햇빛에 노출될 때 몸속에서 합성되는 비타민으로 지방이 풍부한 생선류, 강화우유, 달걀 등의 음식을 통해서도 섭취가 가능하다. 반대로 비타민 D는 흡연, 비만, 영양 결핍 등으로 인해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국립의학 연구소’(the Institution of Medicine)도 2011년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지만 결핍으로 인한 연구 결과들이 다소 과장된 점이 있다”라며 “비타민 D 섭취가 고혈압에 좋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들도 일관적이지 않다”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미국 예방의학 태스크포스’(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도 비타민 D가 암과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고 ‘미국 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심장 질환이 없는 성인의 오메가 3 복용을 권고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생선을 자주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비타민 D와 피시 오일 과다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주의해야 한다. 맨슨 박사에 따르면 출혈과 같은 소화기계 증상과 ‘생선 트림’(Fish Burp)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글 : The 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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