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운동이 성공적인 노화 방지의 열쇠일까

조깅이나 ‘인터벌 운동’(Interval Training)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인간 세포를 생물학적으로 젊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저항 운동은 노화 방지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같은 연구 결과 나타났다. 신체 활동이 인간의 노화를 늦추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특히 운동을 하는 노인이 비활동적인 노인에 비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질병 발생률도 낮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인체 내부의 분자 수준에서 운동이 어떻게 젊음 유지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많지 않다. 

과거 연구들은 운동이 여러 유전자의 작동 방식, 면역 체계, 근육 치유 구조와 같은 인체 내 여러 체계에 변화를 준다는 것을 밝히는데 그쳤다.
일부 과학자들은 운동으로 인한 가장 극적인 노화 방지 효과는 ‘염색체’(Chromosomes) 끝부분에 위치한 ‘말단소체’(Telomere)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추론하기도 했다. 세포 분열 시 DNA 손상을 방지해주는 말단소체는 세포가 노화될수록 짧아지는 특징이 있다. 결국 세포가 약해져 비활성화되거나 죽게 되면 말단소체 역시 DNA 보호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 같은 말단소체의 길이가 세포의 기능적 연령을 측정하는데 유용한 지표라고 과학계는 여기고 있다. 

이후 말단소체의 길이가 운동과 같은 생활 방식에 영향을 받아 연장 및 축소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09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달리기 운동을 꾸준히 한 중년층이 운동을 실시하지 않는 중년층에 비해 훨씬 긴 말단소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뿐만 아니라 달리기를 한 중년층은 건강한 젊은 층의 말단소체와 비슷한 길이의 말단소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연구는 운동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간의 비교 연구에 그쳤을 뿐 달리기와 같은 운동이 말단소체 길이 유지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2009년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팀이 주축이 돼 최근 새로운 연구가 실시됐다. 연구팀은 운동이 말단소체 변화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와 운동 형태와 강도에 따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건강하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남녀 중년층 약 124명을 실험 참가자로 모집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의 ‘유산소성 체력’(Aerobic Fitness)을 측정하고 말단소체 길이 측정을 위한 혈액을 채취했다. 이 밖에도 참가자들의 혈액 표지자와 말단소체 활동, 말단소체 길이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 등도 함께 측정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임의로 여러 그룹으로 분류한 뒤 각기 다른 운동 형태와 운동량을 실시하도록 했다. 

첫 번째 그룹은 비교 그룹으로 평소처럼 운동을 실시하지 않아도 됐고 두 번째 그룹은 연구팀의 감독 아래 일주일에 3회 45분씩 빠른 걷기나 조깅을 실시했다. 두 번째 그룹은 또 4회씩 4분 간격으로 고강도 운동과 휴식을 반복하며 실시하는 인터벌 운동도 병행했다. 마지막 그룹은 일주일에 3회씩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저항 운동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의 운동은 약 6개월간 실시됐고 연구팀은 운동 중 참가자들의 심장박동 수를 측정했다. 

6개월간의 운동 실험이 끝난 뒤 참가자들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다시 측정한 결과 운동을 실시한 그룹의 유산소성 체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참가자들의 분자 수준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관찰됐다. 조깅과 인터벌 운동을 실시한 그룹의 경우 운동 시작 전에 비해 백혈구 내 말단소체의 길이가 훨씬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말단소체 활동도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한 그룹의 말단소체는 운동을 실시하지 않은 그룹과 마찬가지로 길이에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짧아진 경우도 관찰됐다. 

연구를 주도한 독일 자를란트 대학 크리스천 워너 순환기 내과 박사는 “말단소체의 길이를 연장하고 세포 노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저항 운동보다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과 지구력 운동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워너 박사는 두 운동 간 강도 차이가 원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저항 운동의 강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맥박수’(Mean Pulse Rate)는 달리기 운동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고 이로 인해 혈류량 감소와 혈관의 생리 반응 감소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 워너 박사의 설명이다. 또 말단소체 길이를 연장시켜주는 물질인 산화질소가 저항 운동 실시 그룹에서 덜 생성된 것도 원인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1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

글 : The 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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