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바바라의 ‘컬트와인’ JONATA 천재 와인메이커와 스포츠재벌의 만남



산타바바라의 산타 이네즈 밸리에 있는 ‘호나타’(Jonata) 와이너리는 여러 면에서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 곳이다. 우선 소유주가 스포츠 재벌인 기업가 스탠 크랑키(Stan Kroenke)이다. 크랑키는 LA 램스와 덴버 너겟츠, 콜로라도 래피즈와 아벌랜치의 구단주이자 아스널 FC의 대주주이며, 아내는 월마트 공동창업자 샘 월튼의 상속녀 앤 월튼인 어마어마한 글로벌 부호다.
 

그는 2000년대 초부터 와이너리 투자를 시작했는데 ‘호나타’ 창업에 이어 2006년 나파 밸리의 컬트와인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을 사들였고, 2017년에는 프랑스 브루고뉴의 ‘도멘 보노 뒤 막트레’(Domaine Bonneau du Martray)를 인수했다. 
 

‘스크리밍 이글’은 와인 애호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컬트 와인 중에서도 최고가(병당 2,000~3,000달러)로 유명한 와이너리다. 또 ‘보노 뒤 막트레’는 230년 동안 한 가족이 운영해온 부르고뉴에서 그랑 크뤼 와인만을 생산하는 유일한 포도원이다.
 

그럼 ‘호나타’는 어떤 곳일까? 궁금해서 방문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냈더니 흔쾌히 와인메이커 맷 디즈(Matt Dees)와 시음할 수 있다는 답장이 왔다. 젊고 쾌활하며 명석하고 자신감 넘치는 와인메이커와 이야기를 나누며 10여종의 와인을 테이스팅 한 것은 즐겁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18리터(24병)짜리 카버네 소비뇽을 들어 보이는 맷 디즈


와인 하나하나의 맛과 특징, 빈티지와 양조 조건에 대해 놀라운 기억력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맷 디즈는 최근 업계에서 신동이며 천재로 회자되는 와인메이커다. 양조학을 공부하지 않았음에도(버몬트대학 토양학 전공) 흙과 포도나무와 날씨의 조화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 전통 양조법을 따르지 않는 과감한 실험정신으로 벌써부터 ‘컬트’의 신화를 새로 쓰고 있다. 
 

‘호나타’의 포도원이 있는 산타 이네즈의 발라드 캐년은 특이한 모래토양이라 이곳을 돌아본 프랑스 보르도 전문가들이 “아스파라거스나 심으라”며 와인산지로 부적합 판정을 내린 곳이다. 그러나 맷은 정교하고 절묘한 관리를 통해 모래토양에서 우수한 레드 품종들을 재배한 것은 물론, 함께 심지 않는 품종들을 나란히 재배하여 성공을 거둠으로써 업계를 놀래켰다.
 

맷은 보르도 블렌드 레이블인 ‘호나타’와 피노 누아와 샤도네 전문인 ‘힐트’(Hilt, 45~65달러), 쉽고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세컨 레이블 ‘페어링’(Paring, 25달러선)의 3개 브랜드를 총괄하며 총 20여종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만드는 것마다 비평가들의 호평과 함께 일반 애호가들의 입맛도 사로잡으면서 이 지역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호나타’에서는 ‘엘 데사피오’(카버네소비뇽) ‘라 상그레’(시라) ‘토도스’(레드 블렌드) ‘티에라’(산지오베제) ‘푸에르자’(프티 베르도) ‘플로르’(소비뇽 블랑) 등이 나오는데(55~150달러) 어떤 이들은 카버네 소비뇽을 ‘싼값에 마실 수 있는 스크리밍 이글’이라고까지 칭찬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훌륭한 와이너리가 멋진 건축물도, 방문객을 맞는 테이스팅 룸도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시음한 곳도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양조장 한쪽 구석의 테이블이었다. 사실은 그 편이 화려한 테이스팅 룸보다 훨씬 좋았지만.  갈수록 수요와 판매량이 늘고 있는 ‘호나타’는 부엘튼의 양조시설과 저장고가 턱없이 부족해 현재 새로운 와이너리 시설과 건물을 짓고 있으며 내년에는 테이스팅 룸도 오픈하고, 와인 클럽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LA가 타켓 시장이라는 맷은 얼마전에는 한국의 한 여배우가 결혼식에서 이 와인을 서브해 각광받은 후 한국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자랑했다. 
 

jonata.com, thehiltwines.com, theparing.com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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