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섹스

대부분의 경우 임신 중 모든 형태의 섹스는 안전하다. 그러나 우려사항이 있다면 반드시 산과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조기 진통 위험이 수반되는 특정 합병증을 지닌 임신부는 섹스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사실 성행위가 유산이나 조산, 임신 합병증 등에 모종의 역할을 하는지 여부를 다룬 연구는 거의 없다. 

임신 중 커플이 성욕과 성기능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은 정상적이고, 또 흔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성교를 할 때 통증이 따르거나 불편하고 어려운 느낌이 든다면 삽입 이외의 다른 방법을 시도하라고 권한다. 또한 질에서 피를 비롯한 체액이 흘러나오거나 진통을 일으킨다면 즉시 담당 의사에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 

임신 중 섹스 빈도는 개인차를 보인다. 임신 전에 비해 더욱 왕성한 성생활을 하는 커플이 있는 반면 횟수가 줄어들거나 다양한 이유로 아예 잠자리를 하지 않는 커플도 있다. 

임신 중 섹스를 하면 성기가 태아를 찌른다든지, 태아를 태반에서 탈착시킨다는 등의 댜채로운 속설이 난무하지만 모두 사실과 다르다.  

UC샌프란시스코 산부인과 조교수인 타미 로웬 박사는 섹스, 특히 질을 통한 성교가 태아의 발달에 지장을 주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섹스로 유산이 되려면 태아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궁 경관이 열려야 하는데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로웬 박사의 설명이다. 

자궁 경관은 자궁의 출입구라기보다는 질과 자궁 사이를 이어주는 복도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임신부의 자궁 경관 길이는 1.5인치 정도로 완전히 밀폐되어 있어 질에서 일어나는 활동으로 인해 자궁과 태아가 분리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태아는 자궁의 선조직 안에 안전하게 고착된 상태이기 때문에 성교로 인한 탈착은 일어나지 않는다.  

로웬 박사는 오럴섹스와 항문섹스는 물론 자위, 혹은 쌍방 자위 등도 모두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의사들은 여성이 오르가즘을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과 정액에 포함된 단백질이 만기출산을 할 때 분만을 촉진한다고 믿는다. 

로웬 박사는 이에 관해 엇갈린 연구 결과가 나왔으나 일부 여성의 경우 출산이 근접한 시점에 활발한 성생활을 즐기면 분만이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렇지 않은 여성의 경우에게도 해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태반이 자궁경관의 일부 혹은 전부를 덮고 있는 전치태반과 자궁 경관의 길이가 1.5센티, 혹은 0.59인치에 못 미치는 자궁경부무력증이 있는 경우에는 섹스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자궁경관이 확대되거나 양수가 일찍 터지는 등 조기진통이나 조산의 위험이 높을 때, 자궁경관의 밀폐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궁경부결찰 시술을 받았을 때에도 섹스를 자제해야 한다. 

사우스플로리다대학의 조교수로 모성태아의학을 전공한 주데트 루이스 박사는 출혈은 전치태반의 징후일 수 있고, 섹스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성관계를 피해야 한다면서도 단지 출혈이 일어났다는 사실만으로 불필요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임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네브라스카대학 부교수이자 미드랜즈 성건강연구센터 공동 디렉터인 소피아 조드-위셀 박사는 일반적으로 성관계 빈도는 임신전과 3개월차 사이에 급격히 줄어들었다가 6개월차와 9개월차 사이에 또다시 급강하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밝혔다. 

임신초기인 첫 3개월 동안 임부들은 피로와 구토감을 느끼고 혹시 유산할까 두려워 섹스를 멀리하며, 체형변화와 성교통증 등으로 성욕이 감퇴된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임신 6개월차로 접어들면서 대체로 사라진다. 

임신 9개월로 들어서면 섹스가 버거워지고 불쾌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체위, 오럴 섹스나 애널 섹스, 상호 자위 등으로 커플의 밀착감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댈하우지대학 심리학 & 신경학 조교수이자 임상실험전문의인 나탈리 로젠 박사는 귀띔했다. 

로젠 박사는 갑작스런 성생활의 변화로 초조감과 불안감, 좌절감, 혹은 죄책감 등이 따라올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섹스 치료사를 찾아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글 : The 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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