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도네, 스타일 알면 더 맛있다
오키·리치·헤비 vs 가볍고 섬세한

“만일 샤도네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발명했어야만 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요하고 선호도가 높은 와인이며, 화이트 품종 중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와인이다.(첫번째는 스페인 품종 아이렌 Airen)
 

미국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화이트 와인인 샤도네(Chardonnay)는 그러나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와인이기도 하다. 샤도네 열성 팬들이 있는가 하면 샤도네만은 절대 피하는 ABC 족이 있는 것이다. ABC는 ‘샤도네만 빼고’(Anything But Chardonnay)의 약자인데, 나 개인적으로도 이 부류에 속한다. 이유는 샤도네의 무겁고 진한 맛 때문으로, 화이트 와인 특유의 가볍고 싱그런 맛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음식과 매치하기도 쉽지 않고, 음식을 떠나 와인만 마시기에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식당이나 와인샵에서 화이트 와인을 고를 때 샤도네를 제쳐두고 리즐링이나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다.  
 

샤도네의 맛이 무거운 이유는 포도 자체가 다른 품종에 비해 과일향이 많지 않고 중성적인 성질을 갖고 있으며, 오크향과 잘 맞고 쉽게 흡수하는 친화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와인메이커의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스타일의 샤도네가 창조될 수 있고,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했거나 발효까지 오크통에서 한 샤도네는 리치한 맛과 향이 압도하게 된다. 
 

샤도네를 말할 때 나파 스타일, 호주 스타일, 버건디 스타일을 따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호주나 캘리포니아 샤도네는 오크향이 강하고 진하며 버터와 바닐라 맛이 많이 느껴지는 반면 프랑스산은 가볍고 과일향이 신선하며 신맛이 강하면서 섬세하다. 특히 잘 만든 프랑스 샤블리의 샤도네는 사과, 무화과, 감귤류의 복합적인 맛과 향이 날카로운 산도와 어우러지면서 다른 화이트 와인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급스런 맛을 표현한다. 이런 샤도네는 오랜 숙성이 가능해 시간이 지날수록 진한 색을 띠면서 깊고 우아하게 익어간다.   
 

하지만 신세계 스타일로 만들어진 캘리포니아 샤도네는 오키한 스타일, 즉 진하고 풍만하며 헤비한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오키’(oaky) ‘버터리’(buttery) ‘크리미’(creamy)란 단어는 미국 샤도네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표현들이다. 이런 샤도네를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면 진한 크림을 머금은 듯 버터와 바닐라 향이 진하게 풍겨오는데 ABC의 ‘샤도네 보이콧’은 바로 이에 대한 반감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샤도네는 기후나 토양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적응력이 높으며 잘 자라는 품종이라 포도를 재배하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는 샤도네를 재배할 수 있다. 그리고 웬만큼만 잘 만들어도 마실만하기 때문에 전세계에서 가장 쉽게 보급되는 와인으로 꼽힌다.
 

샤도네의 본고장은 프랑스이지만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곳은 미국이며, 그중에서도 캘리포니아에서 나오는 샤도네 양이 프랑스 전체의 재배 양보다 많다. 가주에서는 몬터레이에서 샤도네를 가장 많이 재배하고 이어 소노마, 샌호아킨, 나파, 산타 바바라, 새크라멘토, 멘도시노, 샌 루이스 오비스포의 순이다.
 

아무래도 날씨가 찬 지역에서 나온 샤도네는 산도가 높고 사과와 시트러스 맛이 두드러지고, 더운 지역에서 재배한 샤도네에서는 복숭아, 망고, 바나나 등 열대과일의 맛이 더 많이 느껴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샤도네 스타일을 알면 와인 고르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진하고 오키한 스타일을 좋아하면 나파 밸리, 파소 로블스, 호부 남부와 동부,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나온 샤도네를 고르면 되고, 가볍고 오크향이 덜한 샤도네를 좋아하는 사람은 소노마 코스트, 카네로스, 오레곤, 샤블리, 루아르, 호주 서부, 칠레 산을 찾으면 된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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